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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진생활/야경

유성우 촬영 실패기

by KODOS 2009. 11. 19.

18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아침 먹고 씻고 아들을 깨웠다.
전날 밤 아들한테는 일어나기 힘들고 추우니 그냥 자라고 했지만 아들은 꼭 새벽에 일어나서 유성우를 보겠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.
역시나 아들은 일어나지 못하고 침대에서 해메고 있었다. '그래 날씨도 추운데 잘 됐다' 속으로 생각하며 주섬주섬 카메라 가방과 삼각대를 챙겨 나가려고 하는데 아들이 기어코 일어났다. 와이프도 일어나 아들을 완전 중무장 시켰다. 어른도 졸려서 일어나기 힘든 새벽 4시에 유성을 보겠다는 일념하에 이 추운 겨울에 따라 가겠다고 일어난 아들이 속으로 참 기특하게 생각되었다.
어디로 가서 관찰할까 생각하다가 그나마 주변에서 제일 어두운 집 근처 학교 운동장으로 갔다. 다행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별들도 많았다. 동남쪽 하늘에서 잘 보일거라는 뉴스를 떠올리며 나침반을 꺼내 방향을 잡고 삼각대를 펴서 카메라를 설치했다. 하늘을 쳐다보며 유성을 찾으면서 한동안 무작정 찍기 시작했다. 시간이 좀 지난 뒤 아들이 뒤쪽에서 유성을 봤다고 소리쳤다. 얘기를 들어보니 카메라를 설치 해놓은 방향보다 훨씬 남쪽 방향이었다. 얼른 삼각대 방향을 바꿨다. 조금 지나서 나도 유성 3~4개를 보았는데 거의 눈깜짝할 새에 떨어진다.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찍기는 불가능해 보여서 카메라를 연사 모드로 놓고 그냥 계속해서 찍어댔다. 하지만 불행하게도 카메라가 보고 있는 범위 안에 찍힌 유성은 단 한개도 없었다. 속으로 렌즈의 화각을 원망하면서 어서 빨리 광각렌즈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. 그렇게 한참을 관측하다가 아들이 춥고 졸리다고해서 5시가 조금 넘어서 철수했다.
시간이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일렀지만 괜히 조금 눈 붙인다고 누워있다가는 잠들어 버릴것 같아서 그냥 출근을 했다.
아쉽지만 내년에 다시 유성을 담을 수 있기를 기약해 본다.
아래는 밤하늘의 별과 29장의 사진을 합성한 별궤적 사진이다. 여기에 유성은 없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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